중국, 태양광 핵심 제조기술 12종 수출 통제 추진

야후파이낸스가 2026년 10월 1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고효율 태양광 제조 관련 기술 12개 항목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상 기술에는 초박형 실리콘 웨이퍼 슬라이싱, 고효율 이종접합(HJT) 셀 제조,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공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올해 초 반도체 핵심 소재인 헬륨 수출을 전면 금지한 데 이어, 청정에너지 제조 분야로 통제 범위를 확장하는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의 약 80%, 폴리실리콘 공급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이번 규제안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태양광 산업에서 중국의 기술 지배력은 소재에서 장비, 셀, 모듈 전 공정에 걸쳐 형성돼 있다. 특히 HJT 및 탠덤 셀 공정은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의 핵심으로, 해당 기술이 수출 통제에 묶일 경우 한국·유럽·미국의 태양광 소재 및 장비 기업들의 기술 조달 경로가 차단될 수 있다.
중국의 전략 산업 기술 수출 통제는 2023년 갈륨·게르마늄을 시작으로 흑연, 안티모니, 희토류 가공 기술, 헬륨으로 이어졌다. 이번 태양광 기술 통제 추진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를 넘어 에너지 전환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수출 통제 대상이 되는 태양광 제조 기술 중 일부는 실리콘 웨이퍼 정밀 가공 기술과 직결돼 있어 반도체 소재 산업과도 연계성이 높다. 얇은 웨이퍼 슬라이싱 기술은 태양광 셀뿐 아니라 전력 반도체 기판 공정에도 응용된다.
한국의 경우 OCI, 한화솔루션 등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중국산 폴리실리콘 및 장비 의존도를 이미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나, 원천 제조 기술 접근이 제한되면 차세대 셀 개발 속도에 영향이 생길 수 있다. 국내 태양광 소재 업계는 중국 외 기술 파트너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유럽 태양광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EU는 2025년 넷제로인더스트리법을 통해 2030년까지 태양광 모듈 국내 생산 40% 목표를 설정했으나, 핵심 제조 기술의 중국 의존 구조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규제 추진으로 재부각됐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태양광 제조 보조금 정책을 이미 시행 중이지만, 차세대 HJT·탠덤 셀 양산에 필요한 일부 공정 기술은 중국 기업이 선점한 상태다. 수출 통제가 현실화하면 미국 내 신규 태양광 공장들의 기술 확보 경로가 좁아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확정된 규제가 아니라 제안 단계로,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가 공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목록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과거 갈륨·게르마늄 사례에서처럼 제안에서 시행까지 수개월 내에 이루어진 선례가 있어 업계의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높다.
소재타임스 분석으로는, 태양광 제조 기술 수출 통제가 현실화할 경우 웨이퍼 가공용 다이아몬드 와이어, HJT용 인듐 산화물(ITO) 타겟재,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소재 등 관련 소재 공급망 전반에 간접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소재 기업들의 기술 자립화 투자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연이은 전략 기술·소재 수출 통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력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업계는 반도체에서 시작된 소재 자립화 전략을 태양광·에너지 소재 분야로 확장하는 중장기 로드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