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파산 위기…유통 산업재 연쇄 충격 우려

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2위 대형마트의 파산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향후 2주가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시기로 꼽히며, 유통업계 전반과 관련 산업재 공급망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약 130여 개의 대형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간접 협력업체 수는 수천 곳에 달한다. 식품, 가전, 생활용품 등 일반 소비재뿐 아니라 냉장·냉동 설비, 물류 장비, 매장 인테리어 소재 등 다양한 산업재를 공급하는 기업들도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특히 홈플러스에 냉장 컴프레서, 공조 설비,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대형 설비를 공급해온 중소 산업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납품업체는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파산 선고 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홈플러스 사태는 국내 유통 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성장과 소비 패턴 변화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집객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된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조 원을 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 산업재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파산이 현실화되면 단순히 납품대금 문제를 넘어 물류·냉동 설비 인수, 리스 장비 반환 등 복잡한 후속 절차가 이어진다'며 '중소 공급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측면에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홈플러스가 보유하거나 임차한 대형 매장 부지는 도심과 수도권 요지에 상당수 위치해 있어, 파산 절차에서 이들 부동산의 매각 수순이 밟아질 경우 리츠(REITs) 시장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홈플러스의 주요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인수 이후 자산 유동화 전략을 펼쳐왔으며,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두고 업계 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원은 파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태 전반의 생존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도 점포 효율화와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측면에서도 우려가 크다. 홈플러스의 정규직 및 계약직 직원 수는 약 2만 5천 명에 달하며, 파산 시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고용 안전망 차원에서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홈플러스 포인트와 상품권, 기프트카드 등의 처리 문제가 현실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파산 시 이러한 선불 자산의 상환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어, 소비자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재 공급망 관점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를 교훈 삼아 대형 유통사 의존도를 낮추고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공급업체들이 거래 대금의 조기 회수 구조를 강화하고, 기업 신용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를 갖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향후 홈플러스의 운명은 채권단과 법원의 결정에 달려 있다. 기업회생 전문가들은 최악의 파산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자산 매각을 통한 긴급 유동성 확보와 일부 우량 점포 분리 매각 등의 절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