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희토류특별법' 추진…공급망 3법 한계 넘는다

국내 국회와 산업계에서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희토류특별법' 제정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이투데이가 단독 보도했다. 기존 소재·부품·장비 특별법, 공급망기본법 등 이른바 '공급망 3법'이 최근 중국의 잇따른 수출 통제 조치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희토류는 네오디뮴, 이트륨, 세륨 등 17종의 원소를 통칭하며, 전기차 모터용 영구자석, 반도체 공정, 방산 무기체계 등 첨단 산업 전반에 걸쳐 없어서는 안 되는 전략 소재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정련 처리의 약 85~90%를 장악하고 있으며, 영구자석 시장 점유율은 94%에 달한다.
중국은 올해 들어 이트륨 수출 통제에 이어 헬륨 수출 금지까지 단행하며 광물 무기화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고 있다. 이 같은 수출 규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한국 주력 산업의 소재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어, 체계적인 법적 대응 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공급망 3법은 주로 수급 위기 대응과 국산화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해외 광산 투자·비축 의무화·수입선 다변화 인센티브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희토류특별법은 이런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전략 희토류의 국가비축 목표량, 해외 광권 확보 지원, 재활용 촉진 조항 등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법 논의에서는 희토류 비축 의무 기간을 현행 60일에서 90~120일로 늘리는 방안, 희토류 포함 영구자석 국산화율 목표치 설정, 국내 재활용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이 핵심 조항으로 거론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법제화 논의를 반기면서도 실효성 있는 집행 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한 비축량 확대보다 재활용 인프라 구축, 해외 광권 투자 지원 강화, 처리·정련 기술 국산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측면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에 이어 한국도 독자적인 희토류 전략법을 갖추게 될 경우, 국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이미 지난 9월 중앙아시아 5개국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카자흐스탄과 우라늄 공급망 동맹을 격상시키는 등 조달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희토류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이런 외교적 성과를 국내 법적 인프라와 연계해 체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는 '희토류특별법은 단순한 비상 대응 법안이 아니라 국가 산업경쟁력의 뿌리를 지키는 기간 입법이어야 한다'며 '재활용-정련-가공으로 이어지는 국내 밸류체인 구축까지 포함해야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안 추진 일정은 이르면 연내 국회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정부 부처 간 관할 조정(산업부·외교부·환경부)과 예산 확보 문제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는 2027년까지 법 시행이 이루어져야 2030년 이후 예상되는 공급 위기에 선제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향후 희토류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관련 수혜 분야는 국내 희토류 재활용 기업, 정련·분리 기술 보유 스타트업, 영구자석 국산화 추진 업체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