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2나노 스냅드래곤, 전량 TSMC 위탁…삼성 파운드리 압박 심화

퀄컴이 2026년 9월 22일(현지시각) 미국 마우이에서 개최한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차세대 최상위 모바일 AP 라인업 전량을 TSMC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나노는 현재 업계에서 가장 미세한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으로, 전력 효율과 연산 성능 모두 이전 세대 대비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본부장은 행사에서 '이날 발표한 2나노 기반 최신 부품은 모두 TSMC에서 제조된다'고 명확히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으나, 주요 물량 배정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6세대를 '익스트림'과 '기본형' 두 가지 다이(Die)로 이원화한 설계 전략이다. 패트릭 부사장은 두 제품이 단순 파생 모델이 아니라 물리적 다이 구조 자체가 다른 별도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가격대별 맞춤 선택지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TSMC는 2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성공하며 퀄컴·애플·엔비디아 등 주요 팹리스 고객을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TSMC의 첨단 공정(3나노 이하)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를 넘어설 전망이며, 2나노 양산 본격화로 이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 GAA 공정 수율 문제로 주요 고객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퀄컴 물량까지 TSMC로 집중되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2026년 파운드리 점유율은 10% 초반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삼성이 2나노 이하 공정에서 반전을 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퀄컴의 TSMC 전량 위탁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으나, 공식 선언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플래그십 AP 수주 공백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삼성이 고객 맞춤형 첨단 패키징 기술로 차별화하지 않으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 업계에도 파급이 불가피하다. 삼성 파운드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TSMC 공급망 편입을 서두르고 있으나, TSMC의 국내 공급사 비중은 여전히 낮아 단기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6세대 익스트림 모델에 온디바이스 AI 가속 엔진을 대폭 강화했다. 이 모델은 2026년 4분기 출시될 삼성 갤럭시 S27 시리즈, 샤오미 15 울트라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될 예정이다.
TSMC의 2나노 공정은 핀펫(FinFET) 구조 대신 나노시트 기반 GAA(Gate-All-Around) 트랜지스터를 채택해 누설 전류를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였다. 이 공정에 사용되는 EUV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공정가스 등 소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퀄컴의 이번 결정이 미디어텍, 애플 등 경쟁사들의 TSMC 집중 현상과 맞물려 파운드리 시장의 'TSMC 독주' 구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성전자가 2027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1.4나노(SF1.4) 공정이 판세 변화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증권업계는 TSMC 공급망에 소재·장비를 납품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와 CMP 슬러리 분야에서 TSMC 인증을 획득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