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일본, 희토류 공급망 자립 가속…중국 의존 탈피 전략

SMM(상하이금속시장)의 주간 희토류 시황 보고에 따르면, 이번 주 중국 역외 희토류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한 반면 인도와 일본이 자국 내 희토류 산업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주목됐다. 중국 역내 가격은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조정 국면이 지속됐다.
일본은 희토류 탈중국화를 위해 대체 소재 개발에 104억엔(약 95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네오디뮴(Nd)·디스프로슘(Dy) 등 핵심 희토류를 대체하거나 사용량을 줄이는 차세대 자석 소재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은 전기차 구동 모터와 풍력 발전기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소재다. 현재 이 두 원소의 생산 및 가공은 전 세계의 85%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 리스크가 극히 높다.
인도는 자국 남부 해안에 광범위하게 매장된 모나자이트(희토류 함유 광물) 개발을 위해 국영 기업 인도희토류공사(IREL)의 처리 능력을 2030년까지 현재 대비 3배 이상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인도의 희토류 매장량은 전 세계 6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일본과 인도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양국은 2025년 체결한 핵심광물 협정을 바탕으로 인도의 원료 공급과 일본의 정제·가공 기술을 결합하는 분업 구조 구축을 논의 중이다. 미국도 이 협력 틀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SMM 보고는 '중국 역외에서 희토류 정제·분리 능력을 갖춘 국가가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의 경우 주로 전기차·풍력·방위산업 분야에서 비탄력적 수요(Rigid Demand)가 유지되며 가격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 9월 20일 '희토류특별법' 추진을 발표했으며,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 정제·분리 가공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업계 전문가는 '원료 확보와 가공 기술은 별개의 문제'라며 '한국이 광물 수입 다변화에 성공해도 가공 공정을 국산화하지 않으면 결국 중국 의존이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분리·정제 공정에 필요한 용매추출 기술과 설비 투자가 시급하다는 의미다.
희토류 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구리값 상승과 맞물려 핵심광물 ETF가 주목받고 있으며, 일본과 인도의 공급망 자립 행보는 중장기적으로 비중국산 희토류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핵심광물 협상도 변수다.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협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희토류 가격이 단기적으로 출렁일 수 있다. 중국은 희토류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Council on Foreign Relations(CFR)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를 해체하려면 서방 국가들이 단순한 광물 매장지 확보를 넘어 정제·가공·소재화까지 전 밸류체인을 자국 또는 동맹국 내에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향후 2~3년 내에 인도와 일본의 희토류 가공 능력이 본궤도에 오르면, 중국 역외 공급 비중이 현재 15% 수준에서 25%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글로벌 희토류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하며, 한국 소재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조달 옵션이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