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 반도체 소재 손자회사 지분 전량 인수…지배구조 수직 통합

BGF그룹이 반도체 소재 관련 손자회사의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수직 통합했다. 이번 결정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자립화를 향한 국내 대기업들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한다.
BGF는 편의점 CU 운영사로 잘 알려진 유통기업이지만, 계열사를 통해 반도체 소재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이번 손자회사 지분 전량 인수는 중간 지배 구조를 제거하고 직접 통제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소재 손자회사는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특수 화학소재를 생산·공급하는 업체로, 국내 주요 팹리스 및 파운드리 기업들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분 전량 인수로 BGF는 해당 사업의 수익을 100% 내부화할 수 있게 됐다.
지배구조 단순화는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반도체 소재 시장은 공급망 변동성이 크고 기술 투자 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빠른 경영 판단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국내 반도체 소재 시장은 일본·미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산화 흐름이 가속됐지만, 고순도 포토레지스트·불화수소·극자외선(EUV) 관련 소재 등 일부 핵심 소재는 여전히 수입 의존 상태다.
BGF 측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반도체 소재 사업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은 2026년 기준 약 8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AI·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평균 7~8%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소재 업체들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번 인수와 유사한 움직임은 국내 다른 기업들에서도 관찰된다. 한솔케미칼은 최근 대만에 34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소재 생산 거점을 구축했으며, 한국알콜그룹도 소재 순환 밸류체인 전환을 선언하는 등 업계 전반의 구조 재편이 가속되고 있다.
정부의 소부장 특화단지 정책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천 소부장 클러스터, 전북 익산 소부장 특화단지 등에 국비 및 민간 투자가 집중되면서 소재 기업들의 생산 역량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BGF의 이번 행보가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반도체 소재 사업 비중을 장기적으로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소부장 ETF가 한 달 새 20% 이상 급등하는 등 시장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향후 BGF가 반도체 소재 손자회사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거나 신규 시설 투자를 단행할 경우, 관련 공급망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 팹리스·파운드리 업체들의 소재 조달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감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