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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8
반도체 · 첨단소재 · 희귀금속 · 산업재
글로벌 오전 09:15

EU, 공급망 다각화법 12월 도입 확정

소재산업부 기자 | 2026.10.18 오전 09:15
EU, 공급망 다각화법 12월 도입 확정

EU가 중국 의존 공급망 위험을 줄이기 위한 공급망 다각화법을 오는 12월 전격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반도체 대란을 계기로 누적된 유럽 내 공급망 취약성 논의가 마침내 입법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반도체 소재·핵심 광물·배터리 소재 등이 주요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수입 전략 품목의 원산지 추적 의무화와 우회 수출 방지 요건 강화다. 단일 국가에 대한 공급 의존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공급처 다변화 계획 제출이 의무화되며, EU 납품 기업은 원재료 채굴 단계부터 최종 가공까지의 공급망 이력을 단계별로 문서화해야 한다.

브뤼셀 소재 글로벌 로펌 니시무라&아사히의 조나단 고피울 정책 분석가는 '중국을 겨냥한 원산지 추적 및 우회 수출 방지 요건이 한층 엄격해질 경우, 복잡한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규제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소부장 기업들은 중국산 전구체·희귀금속·화학 원료를 수입해 가공한 뒤 유럽 완성품 업체에 납품하는 구조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EU의 원산지 추적 강화는 중국산 투입물 비중을 단계별로 증빙해야 하는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며, 공급망 이력 관리 시스템이 미비한 중소 소부장 업체가 특히 취약하다.

EU는 이미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2030년까지 단일 국가 전략 광물 수입 비중을 65% 이하로 제한하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번 공급망 다각화법은 광물 원료에서 나아가 반도체 소재·배터리 소재 등 가공·제조 단계로 규제 범위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전례 없이 포괄적인 입법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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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 수출 방지 조항은 제3국 기업이 특정 원산지 품목을 단순 재가공해 원산지를 변경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EU 세관 당국의 추적 역량 강화와 병행해 시행될 예정이며, 위반 시 상당한 과징금과 EU 시장 접근 제한이 따를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KB Think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도 표면적 수치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재 가공 단계에서 중국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어 최종 제품 원산지만으로 리스크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U의 다중 단계 추적 의무는 이 숨겨진 의존도를 수면 위로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공급망 다각화 입법 흐름은 EU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중국산 핵심 광물 배제와 자국 생산 유인을 이미 제도화했고, 일본도 경제안보추진법 아래 공급망 조사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소부장 기업들은 사실상 다중 규제 환경에 동시 노출된 상황이다.

반도체 공정용 포토레지스트·고순도 화학물·스퍼터링 타겟은 원산지 추적이 특히 복잡한 품목이다. 원자재 채굴부터 정제·특수 가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여러 국가 기업이 관여하기 때문에, 각 단계별 원산지 기록 의무화는 소부장 전체 공급망에 걸쳐 상당한 행정 비용을 초래할 전망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비중국 원료 대체 소싱 다변화, 공급망 이력 디지털 추적 시스템 도입, 원산지 증빙 문서 관리 체계 정비가 핵심 대응 과제로 꼽힌다. 대기업 중심의 공급망 투명성 시스템이 협력 중소 소부장사로 빠르게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U 공급망 다각화법이 12월 시행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부터 유럽 납품 비중이 높은 한국 소재·부품 기업들은 거래선으로부터 공급망 실사 요청과 원산지 정보 제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선제적 대응 없이는 유럽 공급망 편입 자격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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