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퍼포먼스, 희귀금속 급등에 최고 실적

캐나다의 희귀금속 전문 가공 기업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즈(Neo Performance Materials)가 2026년 1분기에 사상 최고 수준의 EBITDA(세전·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희귀금속·희토류 가격의 급등과 AI 반도체,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네오 퍼포먼스는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등 영구자석용 희토류 원소와 기타 희귀금속의 정제·가공을 핵심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모터와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시스템, 산업용 로봇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영구자석 소재의 원료를 공급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기준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 전기차 판매 증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네오 퍼포먼스는 장기 공급 계약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시장 가격 상승의 혜택을 상당 부분 실적에 반영했다.
네오 퍼포먼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희귀금속 시장의 구조적 수요 증가는 단기 현상이 아니라 적어도 향후 10년간 지속될 메가트렌드'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에스토니아와 중국 공장의 생산 용량 확대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네오 퍼포먼스는 에스토니아에 유럽 최대 규모의 희토류 분리·정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희귀금속 시장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 가공·분리의 85%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편중 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이 대체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네오 퍼포먼스 같은 중국 외 가공 기업들의 가치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희토류와 희귀금속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구조로, 공급망 취약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희귀금속 전략 비축 규모를 늘리고 해외 광물 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국내 가공·정제 인프라 부재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지적된다. 네오 퍼포먼스의 호실적은 이 분야 국산화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사례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희귀금속 수요 급증의 핵심 동력이다. 고성능 영구자석(NdFeB 자석)은 전기차 구동 모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차량 1대당 평균 1~2kg의 희토류 자석 소재가 소비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연간 4,000만 대를 넘어설 경우 NdPr 수요는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장도 희귀금속 수요를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서버 냉각 시스템에 사용되는 고효율 모터와 팬,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음성 코일 모터 등에 희토류 영구자석이 대량으로 사용된다.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급격히 늘리면서 관련 희귀금속 소비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희귀금속 공급망 안보를 위해 국내 가공 시설 구축과 동맹국 협력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과학법 등을 통해 희귀금속 국내 가공 시설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제공되며, 미국에 공장을 보유한 네오 퍼포먼스도 이 혜택의 수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희귀금속 자급률 목표를 강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EU 내에서 전략 광물의 10% 이상을 채굴하고, 40% 이상을 자체 가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에스토니아에 생산 기반을 둔 네오 퍼포먼스는 EU의 이 같은 정책 흐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희귀금속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자원시장 분석기관 로스킬(Roskill)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공급 측면의 다변화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고, 수요는 전기차·AI·로봇 등 여러 섹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라며 '향후 2~3년간 주요 희귀금속 가격은 역사적 고점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희귀금속 관련 국내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아연, 영풍, 한국희토류 등 국내 비철금속 및 희귀금속 관련 기업들이 직간접적인 수혜주로 거론된다. 특히 희귀금속 정제·재활용 기술을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기업들은 네오 퍼포먼스와 같은 글로벌 성공 사례를 벤치마크 삼아 사업 모델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