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점유율 25% 첫 돌파…소재·부품 생태계 재편 신호

한국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신차 점유율이 25%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2026년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수입차 등록 대수가 국산차 대비 비중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에 새로운 파장이 예상된다.
수입차 점유율 확대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자동차 소재·부품 산업은 현대차·기아 등 국산 완성차 업체를 주된 고객사로 삼아 성장해 왔기 때문에, 수입차 비중 확대는 납품 물량 감소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크다.
완성차 업체별 수입차 상위 브랜드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BMW, 미국 테슬라, 일본 렉서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테슬라 등 전기차(EV) 수입 브랜드의 증가는 배터리·모터·인버터 등 EV 전용 부품의 국내 조달 구조를 바꾸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 중 수입차는 약 19만 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5.3%로 역대 최고치다.
자동차 소재 측면에서는 수입차용 고급 내장재·경량 소재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양상이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수입차용 소재 수요는 국내 부품사보다 해외 Tier-1 업체에서 주로 조달되는 구조다.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수입차 애프터마켓(A/S 부품) 공급 및 글로벌 OEM 직납 경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수입차 점유율 25% 돌파는 국내 부품사에게 위기이자 글로벌 공급망 진입 기회'라고 진단했다.
전기차 전환 가속도 소재 생태계에 큰 변수다.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강판·주물 등 전통 소재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배터리 케이스용 알루미늄 합금·열관리 소재·구조용 접착제 등 EV 전용 소재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입차 점유율 상승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 BYD·NIO 등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면서, 유럽 자동차 부품사들도 비슷한 납품 구조 재편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는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의 해외 OEM 공급망 진입을 지원하는 '자동차 부품 글로벌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6년 예산으로 총 1200억 원이 배정됐으며, 경량 소재 국산화와 EV 부품 개발 지원이 중점 과제로 포함돼 있다.
경량화 소재 시장에서는 포스코·현대제철이 초고강도강(AHSS) 및 기가스틸 공급을 확대해 수입차 조달선으로의 편입을 모색 중이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의 한국 내 조립·현지화 투자와 맞물려 소재 납품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입차 점유율 25% 돌파가 국내 자동차 소재·부품 산업의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납품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Tier-1 진입과 소재 경쟁력 강화가 생존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향후 전망으로는 수입차 점유율이 2027년까지 27~28%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국내 자동차 소재·부품 기업에게 구조적 매출 감소 위험을 의미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전략적 전환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