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에코텍, 예산 3공장 착공…전자 폐기물 희귀금속 회수 본격화

㈜한민에코텍이 충남 예산 신소재산업단지에서 제3공장 착공식을 최근 개최했다. 이 회사는 폐전자제품에서 희귀금속 및 귀금속을 고순도로 회수하는 도시광산 전문 기업으로, 이번 공장 증설을 통해 처리 능력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이번 투자를 지역 소재 산업 생태계 강화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민에코텍이 회수하는 주요 소재는 AI 반도체와 첨단 전자부품에 필수적인 금·은·팔라듐·구리 등 귀금속과 희귀금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들 금속의 회수 순도는 99.99% 이상으로, AI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정밀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 전반에 곧바로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신규 공장 가동 시 연간 처리량은 약 3만 톤에 달할 전망이다.
도시광산 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콩고 등 해외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기 때문이다. 탄탈럼·코발트 등 주요 희귀금속의 1차 광산 공급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된 상황에서, 국내에 이미 유통된 전자제품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2차 공급망은 전략적 가치가 크다. 한국은 연간 수십만 톤의 전자 폐기물이 발생해 도시광산 원료가 풍부한 편이다.
경제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국제 귀금속 가격 상승으로 인해 폐기물 1톤당 회수 가능한 금속 가치가 크게 올랐다. 팔라듐의 경우 온스당 가격이 1,000달러를 웃도는 시기가 지속되면서, 폐촉매·폐PCB에서 팔라듐을 회수하는 사업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도시광산을 통한 귀금속 회수의 ROI(투자수익률)는 1차 광산 채굴 대비 2~3배에 달한다.
한민에코텍 관계자는 '3공장 가동 이후에는 AI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처리 계약을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순도 회수 금속을 직접 소재 기업에 공급하는 밸류체인 구축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 스크랩에는 고순도 금·은뿐만 아니라 루테늄·이리듐 등 고가 금속도 포함돼 있다.
국내 도시광산 업계 전반이 성장 가도에 올라 있다. 정부가 2025년부터 '핵심광물 재자원화 촉진 계획'을 본격 시행하면서 도시광산 기업들에 대한 인허가 절차 간소화, 세제 혜택, R&D 지원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도시광산 시장도 급속 성장 중이다. 국제자원패널(IRP)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 폐기물 발생량은 2025년 기준 연간 6,200만 톤을 넘어섰다. 이 중 공식 재활용 채널로 처리되는 비율은 약 22%에 불과해, 나머지 78%에 포함된 희귀금속이 사실상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회수할 경우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 가능하다.
유럽연합(EU)은 2025년 발효된 '배터리 규정' 및 '에코디자인 규정'을 통해 전자제품 제조사의 재활용 금속 사용 비율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반도체 기업들도 협력사 선정 시 도시광산 재활용 소재 활용 실적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공급망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민에코텍의 3공장 증설은 이러한 수요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광산이 단순한 환경 산업을 넘어 전략 소재 산업의 핵심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소재 산업 연구원은 '핵심광물 공급망 위기가 상시화되는 시대에 도시광산은 원광 채굴보다 더 안정적이고 고수익성인 소재 공급원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합동으로 처리 인프라 확충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예산 신소재산업단지는 이번 3공장 착공을 계기로 도시광산 클러스터로서의 위상을 높이게 됐다. 단지 내에는 이미 금속 가공·소재 기업들이 입주해 있어, 회수 금속을 즉시 가공·판매하는 수직 통합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와 함께 국가 소재 공급망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한민에코텍은 단순 금속 회수를 넘어, 반도체 공정 소재로 직접 납품 가능한 초고순도 금속 정제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첨단 반도체 시대에 맞춰 도시광산 기술의 고도화가 이루어진다면, 해외 원광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전략적 자원 순환 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