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산화물 가격 반등…자석 업계 비수기 압박

글로벌 희토류 시장에서 네오디뮴(Nd)·프라세오디뮴(Pr) 산화물 가격이 최근 수 주 만에 반등세로 전환됐다. 상하이금속시장(SMM) 주간 브리핑에 따르면, 생산 쿼터 관리와 일부 광산 가동 조정이 공급 측 긴장을 높이며 산화물-금속 간 스프레드(가격 차이)가 확대됐다. 이는 정제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화물 회수율 개선이 NdPr(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합금 금속 가격까지 밀어올리는 중이다. NdPr 금속은 전기차 구동 모터와 풍력 발전기에 쓰이는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 금속 가격 상승은 자석 소재 업체의 원가 부담으로 전가된다. 공급 부족 국면에서는 가격 전가도 용이해지는 양면성이 있어 업체별 수익성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반면 영구자석 최종 업체들은 7~8월 여름 고온 비수기에 접어들며 수요가 일시 위축되고 있다. 가전·산업용 모터 등 계절성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에 자석 업계는 관망 심리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SMM은 비수기 수요 압박이 산화물 가격 상승 압력을 상쇄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상·하류 간 불일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희토류 스크랩(자석 폐기물에서 회수하는 재생 원료) 시장에서도 관망 심리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로 즉각 판매에 나서지 않는 공급자가 많아 시장 유동성이 줄어든 상황이다. SMM은 이 같은 웨이트앤드시(wait-and-see) 기조가 단기 가격 변동성을 확대하는 구조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올해 6월 기준 중국의 중(重)희토류 공급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로, 대체 조달처 확보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 같은 공급망 불안이 산화물 가격 반등의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중국의 수출 허가제 강화로 재고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공급 리스크가 상존하는 한 산화물 가격의 하방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산 분야에서도 희토류 영구자석은 미사일·전투기 등 주요 장비의 핵심 부품으로 쓰여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서방 방산업체들이 비중국산 조달처 다변화에 나서며 비중국산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추세다. 방산용 자석은 상업 시장보다 가격 탄력성이 낮아 고가 제품도 채택 가능성이 높아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영구자석·모터 업체들은 희토류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가격 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연구기관이 대체 조달처 발굴에 나서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장기 구매 계약과 복수 조달처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 희귀금속 업계 애널리스트는 '산화물 가격 반등은 수요 회복이 아니라 공급 측 구조 조정에 의한 것이어서 하반기 전기차·풍력 수요 회복 시점에 가격이 재차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조기 재고 확보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나왔다.
전기차 1대에는 구동 모터용 NdPr 자석이 약 1~2킬로그램 들어가며, 해상 풍력 발전기 1기에는 수백 킬로그램이 필요하다. IEA 전망에 따르면 2040년 NdPr 수요는 현재의 5~7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구조적 수요 증가가 일시적 비수기 압박에도 불구하고 희토류 가격의 장기 상방 압력을 유지시키는 근본 배경이 되고 있다.
SMM은 단기적으로 산화물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되 비수기 위축이 해소되는 9월 이후 본격적인 상·하류 동반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장기적으로 전기차·풍력 확대에 따른 구조적 수요 증가가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여, 희귀금속 소재 업체 및 관련 펀드에 대한 장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