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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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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소재 오전 09:15

반도체 소재 담합 3476억…범죄수익 첫 추징보전

소재산업부 기자 | 2026.08.14 오전 09:15
반도체 소재 담합 3476억…범죄수익 첫 추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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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3476억원 규모의 가격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담합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최초로 추징보전 조치하며 제재 수위를 높였다. 소부장 업계 전반의 공정 거래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와 임직원들이 3476억원 규모의 가격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담합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추징보전 조치를 적용했다. 추징보전이란 유죄 판결 이전에 범죄수익을 동결해 피고인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는 제도다.

이번 담합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핵심 소재의 납품 단가를 복수의 업체가 사전에 합의해 인위적으로 올린 것이 골자다. 해당 소재는 국내 주요 반도체 팹(fab)에 장기간 공급돼 왔으며, 담합 기간 동안 정상 가격 대비 상당한 초과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수사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시장은 소수 공급사 구조여서 담합이 구조적으로 용이했다"며 "이번 추징보전 적용은 담합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부당 이익 환수 원칙을 확립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해당 업체들에 대해 별도의 과징금 부과 절차를 병행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반도체 소재 시장의 과점 구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소재 분야는 세정제, 포토레지스트, CMP 슬러리 등 품목별로 1~3개사가 시장 점유율의 70~90%를 차지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같은 과점 구조는 담합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적발이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수요 기업들은 소재 담합 피해의 직접 당사자가 될 수 있어 이번 재판 결과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부 대형 팹 관계자는 "소재 단가 협상 과정에서 복수 공급사 간 가격이 유사하게 움직인 적이 있었다"며 의심 정황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소부장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급 계약 방식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기 수의계약보다 경쟁 입찰 방식 도입, 복수 공급사 등록 의무화 등 구매 관행 개선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유사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사건의 무게감이 더욱 크다. 미국에서는 2019년 반도체 패키징 소재 담합으로 히타치케미칼이 미 법무부에 5100만 달러 벌금을 납부한 바 있다. 유럽에서도 디스플레이 패널 담합 사건에서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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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이번 추징보전 조치가 향후 담합 사건의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한 법조인은

기존에는 기업 벌금과 과징금에 그쳤지만

범죄수익을 직접 환수하는 방향으로 제재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며 "소부장 업계 전반에 컴플라이언스(법 준수) 체계 정비 필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반도체 소재 산업은 정부의 소부장 육성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담합 사건은 외형적 성장 이면에 시장 규율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없이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에 대한 정기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자율 준수 프로그램(CP) 도입을 의무화하고, 담합 자진 신고 시 과징금을 감면하는 리니언시(Leniency) 제도 활성화도 병행 추진될 예정이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반도체 소재 업계의 가격 정책과 납품 계약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수요 기업들이 소재 조달처 다변화와 해외 공급사 추가 등록을 가속화할 경우 국내 소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는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투명한 가격 책정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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