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상반기 매출 870% 폭증…중국 메모리 굴기 가속

중국 허페이 소재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2026년 상반기 사상 첫 공식 실적을 공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매출 증가율이 870%에 달해 업계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며, 이는 상하이 증시 상장 후 처음으로 내놓는 재무 성과여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CXMT는 2024년 이후 적극적인 생산 능력 확대와 제품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주력 제품인 DDR4 중심에서 DDR5와 LPDDR5 등 고속·저전력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넓히면서 국내 스마트폰·서버 제조사를 중심으로 공급처를 빠르게 늘린 것이 고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내 AI 서버 투자 붐도 주요 수혜 요인이었다.
회사 측은 '공격적 확장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밝혔으며, 허페이 팹 2기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을 겨냥해 서버용 DRAM 출하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향후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도 장기 로드맵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XMT의 급성장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경쟁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3강 체제에 중국발 공급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범용 DRAM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DDR4 구형 규격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CXMT가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산 장비 채택 비율을 높이고,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EUV 노광기 없이도 생산 가능한 공정 설계(DUV 기반 멀티패터닝)를 고도화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장비 생태계 성숙도가 예상보다 빨리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CXMT의 부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점유율을 잠식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AI 메모리, 고부가 제품군으로의 포트폴리오 이동을 더욱 가속해야 할 처지다. 소재·부품 업계도 중국 팹 공급망 확대가 국내 소재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최근 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안전성이 '현저히 개선됐다'고 평가하며 자국 칩 자립 추진의 성과를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한 홍보성 발언이 아니라 CXMT 등 메모리 기업의 실제 생산 지표 개선에 기반한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도체 시장 조사업체들은 CXMT의 글로벌 DRAM 시장 점유율이 2026년 말 기준 3~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5년 초 1% 미만에서 1년 남짓 만에 이 수준으로 올라선다면 역대 메모리 기업 중 가장 빠른 점유율 확대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CXMT는 상하이거래소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추가 팹 건설과 R&D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3기 팹 착공 여부와 10나노급 이하 공정 개발 일정이 향후 주가와 업계 파급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CXMT의 도전은 메모리 소부장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산 팹이 늘어날수록 현지 소재·장비 조달 비중이 높아지고, 한국·일본 소재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점차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첨단 공정 소재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아, 단기적으로는 국내 소재 기업에 안정적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