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학자, 2400도 버티는 초내열 신합금 개발

중국 연구진이 기존 내열 합금의 한계를 뛰어넘는 섭씨 2400도 초고온 환경 적용 가능한 신규 합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혀 소재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온도는 현재 항공기 엔진과 가스 터빈에 사용되는 니켈기 초합금의 실용 한계(약 1200도)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에 개발된 합금은 레늄(Rhenium), 몰리브데넘(Molybdenum), 텅스텐 계열 원소를 기반으로 한 고엔트로피 합금(HEA·High Entropy Alloy) 계열로 알려졌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두 가지 이상의 주요 원소를 높은 비율로 혼합해 기존 합금에서 얻기 어려운 물성을 구현하는 차세대 금속 소재 설계 방식이다.
연구팀은 합금의 결정 구조 최적화와 특수 열처리 공정 적용을 통해 고온에서의 기계적 강도와 산화 저항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400도에서도 구조적 붕괴 없이 하중을 견디는 특성이 검증됐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다.
이 소재가 상용화된다면 적용 가능한 분야는 광범위하다. 차세대 극초음속 항공기의 엔진 부품, 핵융합 로·차세대 원자로의 노심 구조재, 우주발사체 노즐 등이 대표적인 수요처다. 특히 핵융합 플라즈마 환경은 수천도에 달하는 고온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소재의 적용 가능성이 높다.
현재 2000도 이상의 극고온 적용 소재 시장은 텅스텐 기반 합금과 탄화규소(SiC) 복합재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텅스텐은 가공성이 낮고 취성이 강하다는 한계가 있으며, SiC 복합재는 제조 단가가 높다. 이번 신합금이 이 두 가지 단점을 극복한다면 시장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올 수 있다.
소재를 구성하는 레늄과 몰리브데넘은 전략적 희귀 금속으로 분류된다. 레늄은 연간 글로벌 생산량이 50~60톤에 불과한 초희귀 금속이며, 주요 산지는 칠레, 카자흐스탄, 미국이다. 몰리브데넘은 중국이 글로벌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공급망 안보 측면에서 민감한 소재다.
중국이 이 분야 핵심 원료인 몰리브데넘의 최대 공급국이라는 사실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산 첨단 소재에 의존하는 구조가 강화될 경우, 새로운 공급망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소재 업계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내 소재 연구 분야에서도 내열 합금 개발은 중요한 과제다. 한국재료연구원, KAIST 등은 항공우주 및 원자력 분야 적용을 목표로 국산 초내열 합금 기술 개발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성과는 기술 격차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투자 확대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의 발표가 실험실 수준의 성과인지, 아니면 실제 양산 가능성이 검증된 단계인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항공우주 소재 자립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는 만큼, 관련 기술 발전 속도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내열 금속 소재 시장은 방산·항공우주 수요 확대와 에너지 전환 인프라 투자 증가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추정에 따르면 고온 구조재 소재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8~10% 성장해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항공우주 및 원자력 분야 기업들은 이번 중국의 기술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소재 기술 격차가 곧 산업 경쟁력 격차로 이어지는 만큼, 국내 내열 소재 R&D 투자와 희귀 금속 확보 전략을 연계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