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SK온에 LFP 양극재 1.1조 공급 계약

포스코퓨처엠이 SK온과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1조1000억 원으로, 국내 배터리 소재 단일 공급 계약 가운데 대형 거래에 해당한다. 양사는 기존의 삼원계 음극재 협력 관계에서 LFP 양극재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데 합의했다.
LFP 배터리는 코발트·니켈 등 고가 희귀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원가 경쟁력이 높고, 열 안정성이 우수해 전기차 표준형 배터리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 CATL과 BYD가 LFP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온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는 LFP 내재화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삼원계(NCM·NCA) 양극재와 음극재에서 국내 1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LFP 계약은 전 방위 소재 라인업 완성을 의미하며, 향후 북미·유럽 배터리 공장 납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은 LFP 배터리 셀 양산을 위해 국내 소재 조달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핵심광물 요건 충족과도 직결되며, 중국 소재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의 LFP 양극재는 국내 최초의 상업 규모 양산 체제로, SK온과의 계약은 K-배터리 소재 생태계가 LFP 영역에서도 독자 공급망을 구축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LFP 양극재의 국산화율은 아직 10% 미만으로 대부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12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1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들이 전 세계 생산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공급망 편중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국산화 계약의 전략적 의미가 크다.
포스코퓨처엠은 전남 광양 공장에 LFP 양극재 전용 라인을 구축 중이며, 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파일럿 라인에서 제품 품질 검증이 진행 중이며, SK온의 기술 인증 절차도 병행되고 있다.
이번 계약은 포스코그룹 차원의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 전략과도 맞물린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니켈 등 원료 광산 확보부터 양극재·음극재 생산까지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을 내재화하는 '소재 슈퍼사이클' 전략을 추진 중이다.
IRA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LFP 소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현지 생산 기지 구축도 검토 중으로, SK온의 미국 배터리 공장에 LFP 소재를 직접 공급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퓨처엠의 2027~2028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존 삼원계 중심의 수주 구조에서 LFP로 다각화되면 수익 변동성이 줄고,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수혜를 더 폭넓게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재 국산화가 진전되면 국내 LFP 소재 후방 산업인 리튬 정제, 인산철 원료 공급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LFP 밸류체인 관련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