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ETF 한 달 새 20% 급등, 투자 열기 지속

코스콤 ETF CHECK 집계에 따르면 2026년 10월 2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 ETF 수익률 상위 10개 중 7개가 반도체 소부장 관련 상품으로 채워졌다. 레버리지·인버스를 제외한 단순 주식형 ETF 기준으로도 소부장 테마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출시한 소부장 ETF는 단 일주일 만에 11% 상승했으며, 에셋플러스·미래에셋 등도 유사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연내 소부장 ETF 추가 상장이 3~4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랠리의 직접적 촉매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호실적이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8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며, 일본·인도·아일랜드 공장 증설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 소식은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수주 기대감을 자극했다.
공정·소재별로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공정 관련 CMP 슬러리, 포토레지스트, 전구체 소재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검사·계측 장비 업종도 수율 관리 수요 증가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범용 DRAM용 소재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코스닥 소부장 업종 지수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지수 상승률(약 7%)의 세 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이 기간 소부장 업종으로 유입된 자금은 약 2조 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년 설비투자 합산 규모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수혜 직결 섹터인 소부장으로 수급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가속기용 HBM4 양산 준비가 본격화된 점이 핵심 동인으로 꼽힌다.
전북 소부장 특화단지 선정 효과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전북도는 반도체 소재·케미컬 소부장 특화단지로 공식 지정되며 앵커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고, 오는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실질적 지원 패키지가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JEDEC(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가 실리콘 포토닉스(SiPh) 신뢰성 표준 'JESD264'를 처음 발표한 것도 소부장 투자 확산에 긍정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광 인터커넥트 관련 소재·부품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해외 수주 경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JSR마이크로코리아, 삼에스코리아 등은 생산능력 확대에 이미 착수했으며, 인피니온의 태국 허브 가동에 따른 간접 공급 기회도 열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소부장 랠리가 단기 과열보다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하이닉스가 투자를 집행하는 2~3분기 시차를 고려하면, 소부장 업체 실적 반영은 2027년 1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중국의 소재 수출통제 확대에 따른 원재료 비용 상승, 원·달러 환율 변동, 그리고 고객사 설비투자 지연 가능성이 꼽힌다. 특히 이번 헬륨 수출금지 조치가 일부 소부장 업체의 원가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10월 말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과 SK하이닉스의 HBM4 양산 일정 공개다. 두 이벤트에서 구체적인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제시될 경우 소부장 ETF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