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Foundries, FD-SOI로 물리적 AI 시장 공략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GlobalFoundries(GF)가 차세대 공정 기술인 'FDX Fusion'을 앞세워 물리적 AI(Physical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핵심은 값비싼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없이도 7나노급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FDX Fusion은 FD-SOI(완전 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 기술에 스트레인드 실리콘(변형 실리콘) 공정을 결합한 것이다. FD-SOI는 실리콘 기판 위에 초박형 절연층을 두어 트랜지스터 성능을 높이는 방식으로, 저전력·고성능 특성이 강점이다.
GF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만프레드 호르스트만은 'FDX Fusion은 EUV 없이도 7나노급 성능을 달성할 수 있으며, 이는 유럽과 미국이 TSMC·삼성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리적 AI란 로봇, 자율주행차, 산업용 자동화 시스템 등 실제 물리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를 의미한다. 이 분야는 저전력에서 고속 추론이 가능한 엣지 AI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GF는 현재 미국 뉴욕 몰타 팹과 독일 드레스덴 팹에서 FD-SOI 공정을 양산 중이다. 드레스덴 팹은 유럽 최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FDX Fusion 공정의 주요 생산 기지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유럽 반도체 공급망 관점에서 FDX Fusion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유럽연합(EU)은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재 약 10%에서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분석가들은 'GF의 FDX Fusion이 TSMC의 N3나 삼성의 GAA 공정과 정면 대결하기보다는, 자동차·산업용·IoT 분야의 특화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최첨단 공정이 아닌 특화 공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번 발표는 AI 칩 시장에서 TSMC와 삼성이 양분하는 최첨단 공정 외에, 미드레인지 특화 공정 시장도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 엣지 AI 기기에는 반드시 최첨단 공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점에서도 FDX Fusion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에 집중하는 동안, GF가 저전력 엣지 AI 칩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 경우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설계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GF는 지난해 인텔과 공동 연구 협력을 발표하며 FD-SOI 기술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인텔 CEO의 최근 도쿄 방문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과의 공급망 협력 강화 움직임도 이러한 비(非) TSMC 반도체 생태계 구축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FDX Fusion의 상업적 성공 여부가 향후 2~3년 내 물리적 AI 반도체 시장의 수요 증가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자율주행차 대중화와 산업용 로봇 보급 확대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GF의 전략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엣지 AI 반도체 시장이 2025년 약 200억 달러에서 2030년 7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GF는 이 중 자동차·산업용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