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반도체 전담 국장급 조직 출범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이행을 전담하는 국장급 조직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을 신설하는 직제 개정령안이 2026년 10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편된 직제는 오는 20일부터 시행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은 기존에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던 반도체 관련 정책 기능을 단일 조직으로 통합한 것이다. 국장급 전담 조직을 둠으로써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강화, 투자 인허가, 인력 양성 등의 업무를 일원화해 행정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통상협력과'도 신설됐다. 인도는 반도체 후공정과 소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현지화 투자가 늘어나는 시장으로, 별도 전담 조직을 통해 협력 채널을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이번 조직 개편의 직접적 배경은 2026년 상반기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이다. 해당 법률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부장 기업 지원, 세제·금융 혜택 부여 등을 담고 있으며, 이를 실제로 집행할 행정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소부장 업계에서는 전담 국장급 조직 신설이 인허가·보조금 집행 속도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반도체클러스터 입주 심사, R&D 과제 선정 등의 절차가 여러 부서에 걸쳐 지연된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글로벌 경쟁 측면에서 이번 조직 신설은 미국·일본·EU 등 주요국의 반도체 전담 행정 조직 강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미국은 상무부 산하 반도체 전담 부서를 통해 칩스법 집행을 관장하고 있으며, 일본 경제산업성도 반도체·디지털 전략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부는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이 출범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국내 주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러스터 내 소재·가스·세정 기업 유치를 위한 지원책도 단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소부장 업계 입장에서는 특별법 이행 과정에서 소재 전문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 조항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특별법에는 소부장 기업의 테스트베드 이용, 공동 R&D, 세액공제 우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인도통상협력과 신설도 소재 업계와 무관하지 않다. 인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따라 현지 소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소재 기업들의 진출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조직 신설 자체보다 실질적 예산 집행 권한과 범부처 협의 조정 기능이 얼마나 부여되느냐가 효과를 가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칸막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 출범은 한국 반도체 소부장 산업의 정책 지원 기반을 강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향후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기준 구체화, 외국인 투자 유치 조건 완화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