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상공인·전통시장 경기 전망 악화…산업재 내수 회복 지연 우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7월 소상공인·전통시장 경기전망지수(BSI)가 올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BSI는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로, 이번 수치는 내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BSI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물가 지속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폭염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외부 활동 감소, 대형 유통업체 및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 등이 꼽힌다. 특히 여름 휴가 시즌에 소비가 특정 대형 업체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통시장의 BSI는 소상공인 평균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시장 현대화 사업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방문객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통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식자재, 생활용품, 소형 공구류 등의 수요 감소가 확인된다.
산업재 시장과의 연관성도 주목된다. 소상공인의 경기 위축은 소규모 건설·인테리어·수리 업체들의 발주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소형 공구, 배관 자재, 전기 부품 등 산업용 소모품 수요 감소와 직결된다. 실제로 철물·건자재 업종의 BSI 하락폭이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7월은 휴가 시즌과 폭염이 겹쳐 소상공인 체감 경기가 특히 나빠지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면서도 '올해는 내수 회복 자체가 지연되고 있어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의 최근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기준치(100)를 하회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실질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계 구매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내수 회복 속도는 더딘 편이다. 미국은 서비스업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견조한 반면, 한국은 수출 중심 경제 구조와 가계 부채 부담이 내수 확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국내 산업재 기업들의 내수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2026년 예산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경영 안정 지원금을 확대 편성했다.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 한도를 높이고,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예산도 증액하는 방향으로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다.
산업재 업계에서는 하반기 회복을 위한 돌파구로 공공 조달 시장 확대와 민간 건설 경기 반등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집행 속도가 빨라지면 철강, 배관 자재, 기계 부품 등의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 산업재 제조업체들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동남아·중동 등 신흥시장 수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 산업재 기업의 신흥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 경기 부진은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품권 발행, 축제·행사 지원 등 다양한 시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효과가 일시적에 그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전통시장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일시적 지원보다 구조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디지털 전환 지원, 온라인 판로 확대, 업종 전환 지원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반기 산업재 시장 전망은 내수보다 수출과 공공 조달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고 가계 부채 부담이 완화된다면 4분기부터 내수 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으나, 그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신중한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