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용인 투자협약…세계 4대 장비사 모두 집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가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에 대규모 장비·기술 운용 및 관리시설을 구축하기로 하고 용인시와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7월 6일 체결된 이번 협약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의 국내 전략 거점 확충을 의미한다.
이번 투자로 용인은 ASML(네덜란드), 램리서치(미국), 도쿄일렉트론(일본)에 이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미국)까지 유치하며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기업의 한국 거점을 한 곳에 모두 보유하게 됐다. 이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장비 허브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CVD(화학기상증착), PVD(물리기상증착), 식각(Etch), CMP(화학기계연마) 등 반도체 전 공정에 걸쳐 장비를 공급하는 업계 1위 기업이다. 연간 매출이 300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는 수십 년간 협력 관계를 이어온 핵심 파트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2042년 완공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30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조성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다. 파운드리·메모리 생산 라인과 함께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이 집적화되는 구조로, 글로벌 장비사들이 현지 서비스와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크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용인 시설은 단순 판매·AS 거점을 넘어 장비 운용 최적화, 공정 기술 협력, 현지 엔지니어링 인력 육성을 포함하는 복합 기술 허브 개념으로 추진된다. 현장 대응력을 높여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협력 사이클을 단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비사들의 집적화는 협력화단지 내 소재·부품 기업들에도 반사 이익을 안겨준다. 장비 운용에 필요한 소모성 소재(세정액, CMP 슬러리, 공정 가스 등)를 인근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입지가 형성되면, 납기와 물류비용 면에서 외산 공급사 대비 국내 소재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용인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반도체 장비·소재 생태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투자 유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 4대 장비사가 모두 용인에 집결한 만큼, 소재·부품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 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장비 시장은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2026년 기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HBM, 첨단 패키징, GAA(Gate-All-Around) 구조 전환 등 기술 세대 교체가 맞물리면서 장비 교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환경이 이 같은 투자 결정의 배경이 됐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최근 한국 내 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운영 중인 테크놀로지 허브와 연계해 용인 시설을 응용 연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지 연구인력 채용 계획도 포함돼 있어 반도체 엔지니어링 인재 수요 증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세계 4대 장비사의 집결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에게 기회이자 압박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장비사들이 자체 소재 자회사 또는 파트너와 연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국내 소재 기업들도 장비사와의 공동 개발 협력 없이는 차세대 공정 소재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용인 반도체 생태계가 완성되는 2030년대 중반이면 단순 생산 클러스터를 넘어 소재-장비-파운드리가 상호 연계되는 순환형 혁신 거점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집적화 효과는 개별 기업의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고 공정 기술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 투자협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력화단지 입주를 준비 중인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 장비 기업 4곳이 모두 같은 단지 안에 있다는 것은 국내 소재 기업 입장에서 최적의 영업·개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