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핵심광물 국산화로 소재 자립 시동

충주시가 반도체와 첨단 소재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국내 생산 및 공급망 구축에 본격 돌입했다. 지역 내 광물 자원과 제조 인프라를 활용해 소재 국산화의 전진 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충주는 전통적으로 광물 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지역이다. 텅스텐, 몰리브덴, 인듐, 게르마늄 등 반도체와 전자 소재에 활용되는 핵심광물의 국내 생산 가능성이 꾸준히 검토돼왔다. 이번 공급망 구축 추진은 정부의 핵심광물 자급률 제고 정책과 맞물려 추진력을 얻고 있으며, 충주시는 중앙 정부의 지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충주시는 지역 내 자원 개발 기업 및 소재 가공 업체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채굴-정제-소재화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광 채굴부터 고순도 광물 정제, 최종 소재 공급까지 국내 원스톱 공급망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해외 조달에서 발생하는 물류 비용과 공급 불안 리스크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
핵심광물 국산화는 단순한 원가 절감을 넘어 공급 안정성 확보라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광물이 수출 규제나 자연재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공급이 끊길 경우 반도체와 소재 산업 전반이 동시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반복되면서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의 전략적 가치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충주시 관계자는 '지역 내 풍부한 광물 자원을 소재 산업으로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면 충주가 단순 채굴 도시에서 핵심광물 소재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며 '이는 지역 경제에도 안정적인 고부가가치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가 소재 자립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핵심광물 국산화를 국가 안보 차원의 전략 과제로 규정하고 관련 예산과 정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핵심광물 자급률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국민성장펀드와 해외자원개발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국내 광물 자원 개발과 해외 광산 지분 투자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충주지역 소재 업체들은 국산 핵심광물 공급망이 완성될 경우 원료 조달 비용과 물류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이 지역 고순도 광물 수요의 70~8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변동과 해외 수출 규제 리스크에 상시 노출돼 있다. 국산 공급망이 구축되면 원가 안정성과 공급 신뢰성이 동시에 높아져 기업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핵심광물 국산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과제는 고순도 정제다. 반도체 및 첨단 소재에 사용되는 광물은 불순물 함량이 ppm에서 ppb 수준 이하여야 하며, 이를 달성하는 정제 기술 개발이 국산화 성공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충주에는 관련 분야 기술 개발 역량을 보유한 연구기관이 존재해 산학 협력 기반도 일정 수준 갖춰져 있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은 빠르게 진행 중이다. 호주·유럽 등 광물 자원 보유국들이 자국 내 정제 및 소재화 역량 강화에 적극 투자하면서, 특정 국가가 채굴한 원광을 다른 나라가 정제·가공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공급망 전 단계를 자국 내에서 완결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도 이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충주의 핵심광물 국산화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기술력 확보와 함께 민간 투자 유치가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핵심광물 개발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어 정부 지원 없이 민간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산업부의 핵심광물 특화 펀드와 연계한 투자 구조를 구체화하는 것이 사업화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주시는 2027년까지 핵심광물 공급망 1단계 구축 완료를 목표로 관련 업체와 연구기관, 지자체의 협력 체계를 조율 중이다. 국내 핵심광물 공급망이 완성되면 반도체와 첨단 소재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공급 불안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소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충주의 도전이 국내 소재 자립화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