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브라질 정상회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이 브라질을 국빈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방산 수출, 경제협력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의 자원 외교 다변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브라질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기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자원 보유국이다. 리튬, 니켈, 망간, 희토류 등 전기차와 반도체, 방산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어, 공급망 다변화를 원하는 한국에게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파트너다.
양국 정상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외에도 국방 협력, 국제무대 공조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 방산 기업의 브라질 시장 진출과 브라질산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한국 공급을 연계하는 '패키지 딜' 방식의 협력 모델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방문 첫 일정으로 브라질 공군이 운용하는 군 수송기 'KC-390'을 시찰하며 방산 협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방산 시장으로, K-방산의 핵심 공략 대상 중 하나다. 방산 수출과 핵심광물 협력을 패키지로 엮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양국은 핵심광물 공동 탐사, 가공 기술 협력, 공급망 장기 계약 등을 포함한 협력 MOU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과 브라질 국영 광물자원 기업 간 실무 협의도 시작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브라질에 이어 칠레와 아르헨티나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칠레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며, 아르헨티나는 리튬 매장량 기준 세계 3위 국가다. 이번 중남미 순방 전체가 한국의 자원 외교 전략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브라질과의 핵심광물 협력은 단순한 자원 수입 계약을 넘어 가공 기술, 정련 산업 등 공급망 전 단계에 걸친 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재 기업들의 브라질 현지 투자 가능성도 언급됐다.
희토류 확보 경쟁은 글로벌 차원에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브라질과의 핵심광물 협정을 이미 체결한 상태이며, 유럽연합(EU)도 브라질과의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이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신속한 후속 조치가 필수적이다.
국내 희귀금속 업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희귀금속 관련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의 희토류와 니켈은 한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과 반도체 소재 산업에 모두 필요한 자원'이라며 '정부 간 협력이 민간 기업들의 공급망 계약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의 직접적인 수혜 업종은 영구자석용 희토류를 사용하는 전기차 모터 부품 업체, HBM 및 반도체 소재 기업, 방산 부품 공급업체 등이다. 국내 핵심광물 관련 펀드와 ETF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의 핵심광물 자급률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주요 희토류와 핵심 배터리 소재의 80% 이상을 특정 국가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브라질과의 협력 강화는 이 의존도를 낮추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주요 핵심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브라질뿐 아니라 호주,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광물 자원 국가들과의 복수 협력 채널을 동시에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남미 순방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정부 간 협력을 넘어 민간 기업들의 현지 투자와 합작법인(JV) 설립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교적 성과를 공급망 안정화로 전환하는 후속 실행 체계 마련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