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시장 저가 매물 소진…전반적 가격 유지

상하이금속시장(SMM)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희토류 시장에서 저가 공급원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 없이 유지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 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저가 매물 부재가 가격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희토류 계열인 디스프로슘과 홀뮴은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반면, 경희토류 계열인 프라세오디뮴·네오디뮴(Pr-Nd) 합금은 약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전기차·풍력발전용 영구자석 수요 둔화와 AI 장비용 특수 자석 수요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장 구조를 반영한다.
중국은 2023년부터 갈륨·게르마늄을 시작으로 수출 통제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희토류 공급망 무기화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공정 핵심 기체인 헬륨과 희토류 자석의 수출 제한 조치를 잇따라 시행해 수입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급망 재편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그린란드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의 희토류 탐사권 취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핵심광물 인력 양성을 위해 1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희토류 광산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 민간 기업 지원을 넘어 정부가 직접 지분을 취득해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일본의 의지를 반영한다.
Financial Times는 최근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희토류 독립 선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중국 중심의 희토류 공급망에서 실질적으로 탈출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정제·가공 능력 부재, 대규모 투자 회수 기간의 장기성 등이 주요 장벽으로 분석됐다.
국내에서는 지질연·KOTRA가 핵심광물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방산 기업들도 제3국을 통한 희토류 우회 조달 루트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공급망 재편이 10년 단위의 장기 과제임을 강조한다. 한 광물 전문가는 '광산 개발에서 정제·가공까지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최소 10년, 수십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서방 각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망과 관련해 SMM은 단기적으로 희토류 가격이 현 수준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의 추가 수출 통제 조치나 중희토류 생산 감소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가격 급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내 희토류 관련 소재 기업들은 가격 변동성에 대비해 장기 공급 계약 비중을 늘리고 재고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 자석 소재 기업은 중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는 저중희토류 자석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희토류 시장은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지 않는 한 구조적인 공급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관련 투자와 대체 기술 개발이 글로벌 소재 산업의 핵심 화두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