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첨단재료, 평택에 1010억 반도체 소재 공장 준공

일본 도쿄오카공업(TOK)의 한국 법인 TOK첨단재료가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BIX(반도체·디스플레이 특화산업단지) 지구에 총 1,010억 원을 투자한 반도체 소재 전용 생산시설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번 시설은 포토레지스트(PR) 및 반도체 공정용 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거점으로, 평택 삼성전자 팹과의 물리적 근접성을 활용한 전략적 입지다.
TOK는 포토레지스트 분야에서 세계 3위권에 드는 일본계 소재 기업이다. 극자외선(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를 비롯해 ArF·KrF 레지스트 등 다양한 노광 소재를 공급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이 핵심 고객사다. 이번 평택 공장 준공으로 국내 생산 비중을 대폭 확대하게 됐다.
BIX 지구는 경기도와 평택시가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조성한 소부장 특화단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인접해 물류 비용·납기 단축 효과가 크고, 긴급 공급 상황에서의 대응력도 높다. 이미 여러 국내외 소재·부품 기업들이 입주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시설의 연간 생산 능력(Capa)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국내 포토레지스트 공급의 약 15~20%를 추가로 충당할 수 있는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EUV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일본 수출 규제 이후 국산화 및 다변화 수요가 급증한 품목으로, 이번 투자는 그 직접적인 대응이기도 하다.
TOK첨단재료 관계자는 '평택 공장은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R&D 연계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EUV 소재 개발과 품질 최적화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대응 속도와 품질 신뢰도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최근 '중국이 K소부장을 안 사도 된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중국 CXMT 등 현지 반도체 기업이 소재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국 소부장 기업들의 대중국 매출 감소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TOK의 국내 생산 확대는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Applied Materials(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최근 '미세화 한계에 봉착한 반도체 산업의 해법은 AI 신소재'라며 소재 강국인 일본과의 초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TOK의 이번 한국 투자 역시 일본 소재 기술과 한국 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한·일 소부장 협력의 구체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내 소재 업계는 이번 준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술 종속 우려를 함께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의 국내 투자는 공급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만, 핵심 기술과 원료 배합 공식은 여전히 본사가 보유한다'며 '국내 독자 기술력 확보와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반도체 소부장 관련 주가도 상승세다. 네패스·덕산테코피아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TOK의 증설은 포토레지스트·현상액 등 연관 소재 분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HBM·AI 소부장 테마 ETF 2종을 신규 상장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분기 기준 4,25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분기 대비 31.4% 성장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Omdia). 시장 확대에 따른 소재 수요 증가는 TOK를 비롯한 반도체 소재 기업들의 증설 투자를 정당화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향후 시장에서는 차세대 High-NA EUV 공정 대응 소재 개발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TOK는 ASML의 High-NA EUV 장비에 최적화된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택 시설이 이 연구의 양산 전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선점이 곧 반도체 공정 주도권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