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반도체 소재·케미컬 소부장 특화단지 선정

전북특별자치도는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고·지정하는 제3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특화단지 공모에서 '반도체 소재·케미컬 소부장 특화단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전북은 국내 반도체 소재 공급망의 새로운 심장부로 떠오르게 됐다.
소부장 특화단지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45조에 근거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정하는 제도다. 앵커기업과 협력사, 연구소, 지원기관이 한 곳에 집적된 산업 입지를 대상으로 산업기반시설 및 공동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비를 지원한다.
이번 제3기 특화단지 지정에서는 전북을 포함해 조선, 방산 분야까지 총 4곳이 새로 추가됐다. 기존 특화단지가 수도권·충청권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해 전북·충남 등 지방 거점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북 특화단지는 새만금, 익산, 완주 세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 클러스터로 구성된다. 새만금은 대규모 부지 확보에 유리하고, 익산은 기존 화학·소재 산업 기반이 탄탄하며, 완주는 연구개발(R&D)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세 지역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다.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전북이 특화단지로 지정된 배경에는 포토레지스트, 식각액, CMP 슬러리 등 핵심 반도체 공정 소재의 국산화 필요성이 있다.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소재 자립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전북은 관련 기업 유치와 R&D 투자를 적극 추진해왔다.
특화단지로 지정된 기업들은 산업기반시설 구축비 지원 외에도 규제 특례, 세제 혜택, 인허가 신속 처리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소재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정이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 제고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특수 화학 소재 분야에서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 특화단지 선정은 전북이 단순한 제조 기지가 아닌 소재 혁신의 허브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며 '앵커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병행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부장 투자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내외 120개사가 참여하는 소부장 국제투자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한국이 반도체 소재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 자리 잡으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은 중국의 수출 통제 강화와 미국의 공급망 재편 압력 속에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런 환경 변화는 한국의 소재 특화단지 정책에 순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특화단지가 성과를 내려면 기업 집적만으로는 부족하고, 대학·연구소와의 산학연 연계,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함께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지 내 공동 실험 인프라와 테스트베드 구축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들은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북 특화단지가 본궤도에 오르면 연간 수조 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와 함께 수천 개의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특화단지 내 입주 기업 또는 앵커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은 중소·중견 소재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책 지원에 힘입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면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회가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