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학자, 2400도 견디는 초내열 신합금 개발

중국 연구팀이 섭씨 2400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도 구조적 완전성을 유지하는 신합금 개발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현재 항공기 터빈 블레이드에 주로 사용되는 니켈계 초합금(최대 내열 온도 약 1100도)의 두 배 이상 되는 수준으로, 소재 과학 분야의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신합금은 고융점 금속인 몰리브데넘(Mo), 레늄(Re), 하프늄(Hf) 등을 기반으로 한 복합 합금으로 알려졌다. 이들 원소는 모두 희귀금속(희소금속) 범주에 속하며, 우주 발사체 노즐, 극초음속 비행체 열차폐재, 핵융합로 내벽 소재 등 극한 환경 응용에 잠재력을 가진다.
고온 소재는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터빈 입구 온도를 높일수록 연료 효율이 개선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더 높은 온도를 견디는 합금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현재 이 분야는 미국 GE에어로스페이스, 영국 롤스로이스, 일본 IHI 등 소수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중국은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항공 엔진 분야에서 자력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고성능 항공기 엔진용 초합금을 러시아와 서방에서 수입해왔으나, 이를 탈피해 독자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왔다.
이번 합금 개발에 쓰인 핵심 원소 중 레늄은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이 50톤 미만에 불과한 희소 자원이다. 전량의 약 80%가 몰리브데넘 제련 부산물로 생산되며, 칠레, 카자흐스탄, 미국이 주요 생산국이다. 중국이 이 합금의 양산 체계를 구축하려면 레늄 확보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하프늄 역시 지르코늄 정제 과정의 부산물로 수급 가능한 양이 한정돼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도 게이트 절연막 소재로 쓰여 최첨단 반도체와 초내열 합금이 같은 원료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재료연구원, 포스텍 등이 니켈계 초합금 및 고엔트로피 합금(HEA)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2400도급 합금 양산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중국의 이번 발표가 자극제가 돼 국내 연구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 방산 업계의 한 소재 전문가는 '2400도 내열 합금이 실제 엔진에 적용되려면 크리프(고온 서서히 변형되는 현상) 저항성, 산화 내성, 가공성 등 복합 검증이 필요하다'며 '학술적 성과와 상용화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고온 합금 시장은 2025년 약 82억 달러에서 2030년 13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성장 동력은 민항기 신규 수주 증가, 우주 발사체 시장 개방, 국방비 확대 등 복합 요인이다. 중국의 기술 도약은 이 시장의 경쟁 지형을 바꿀 변수다.
희귀금속 시장에서 레늄 수요는 항공 엔진 업계의 회복세와 함께 2026년 들어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있다.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중국의 대규모 소재 개발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레늄·하프늄 수급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소재 업계는 희귀 고온 합금 원소의 재자원화(리사이클링)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폐터빈 블레이드에서 레늄과 루테늄을 회수하는 기술이 경제성을 갖추기 시작하면 원광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