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엔에스테크, 유리기판 시장 진출 선언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에프엔에스테크가 기존 HBM(고대역폭메모리) 소재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핵심 소재인 유리기판 분야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회사는 유리기판을 미래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보고 연구개발(R&D) 및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리기판(Glass Substrate)은 기존 유기(Organic) 기판 대비 뛰어난 평탄도, 낮은 열팽창계수, 미세 배선 구현 등에서 강점을 지녀, 차세대 AI 가속기·서버 칩의 첨단 패키징에 필수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유리기판 적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에프엔에스테크는 HBM 공정에 사용되는 접착 소재와 연마 패드 등을 공급해온 기업으로, 이미 업계에서 신뢰도 높은 소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유리기판 시장 진출은 단순 부품 공급사에서 종합 패키징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HBM 소재 사업에서 축적한 표면 처리 및 박막 코팅 기술이 유리기판 가공에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2027년 상반기 내 시제품 양산 라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향후 3년간 약 500억 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유리기판 시장은 2025년 약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46%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 시장이다.
글로벌 경쟁 구도를 보면, 코닝(미국), AGC(일본), 쇼트(독일) 등 유리 소재 대기업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SDI, SKC, 동우화인켐 등이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 중이다. 에프엔에스테크의 진출은 국내 유리기판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리기판 적용의 최대 도전 과제는 대면적 유리의 정밀 가공과 반도체 칩 실장 과정에서의 파손 리스크 관리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자체 개발한 정밀 에칭 기술과 표면 개질 기술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반도체 패키징 소재 생태계의 완결성 측면에서도 이번 진출은 의미가 크다. 유리기판은 기판 자체뿐 아니라, 비아(Via) 가공, 표면 처리, 접착 소재 등 다양한 후방 소재 산업을 함께 발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에프엔에스테크의 진출이 국내 관련 소재 생태계 형성을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에프엔에스테크의 유리기판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양산 기술 검증과 고객사 인증 획득이 관건이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27~2028년 인텔과 삼성의 유리기판 실제 적용이 본격화되면 에프엔에스테크의 수혜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 속에, 에프엔에스테크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유리기판 사업 진출 발표 이후 회사 주가는 장중 한때 9% 이상 급등하는 등 시장 반응이 뜨거웠다.
에프엔에스테크의 유리기판 사업은 전북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와의 연계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특화단지 입주 기업에 대한 인프라 지원과 R&D 보조금을 제공할 계획이어서, 에프엔에스테크가 이를 적극 활용할 경우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