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기업 임원 이중용도 기술 수출 혐의로 구금

중국 당국이 일본 기업 임원들을 이중용도 기술 수출 위반 혐의로 구금했다는 사실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로 확인됐다. 반도체·소재 분야 핵심 기술의 무허가 유출을 겨냥한 조사로, 중국과 일본 간 기술 교류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드리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갈륨·게르마늄·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수출통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번 기업인 구금은 물리적 자원 통제를 넘어 기술·지식 이전 경로까지 차단하려는 복합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를 '소재에서 기술로 전선이 확장된 사건'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중용도 기술(dual-use technology)은 민간용과 군사용 모두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뜻한다. 반도체 제조 장비, 특수 소재 합성 공정, 정밀 계측 기술 등이 해당 범주에 포함되며, 중국은 자국 수출통제법에 근거해 외국 기업의 기술 반출도 규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이번 구금 대상 기업의 업종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소재·부품 관련 일본 제조업체 임원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에 동참하며 대중 장비·소재 수출을 강화한 바 있어, 중국 측의 이번 조치가 맞대응 성격을 띨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2026년 상반기 기준 대일 희토류 수출량을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네오디뮴·디스프로슘 등 영구자석 핵심 희토류의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일본 자동차·전자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한국 소재·부품 기업들도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 기업 상당수가 일본 소재·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한일 간 기술 협력이 위축될 경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급망에도 간접 충격이 전달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통제가 물질에서 기술로 확장되는 흐름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중국 내 기술 이전 계약, 합작 법인 운영 방식 등을 법무·컴플라이언스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기업과 동맹국을 대상으로 이중용도 기술의 대중 수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네덜란드와의 공조를 통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중국의 이번 구금 조치는 이러한 서방의 포위망에 대한 법적 반격 카드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개별 기업 문제를 넘어 기술 안보 체계 전반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사건이라고 분석한다. 컴플라이언스 위험 관리, 현지 법인 운영 방식 재검토, 핵심 인력의 중국 출장 리스크 관리 등이 기업의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이중용도 기술 통제는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 소재, 배터리 제조 공정, 항공우주 부품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소재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기술 이전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이중 전략이 기업의 필수 과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