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연·KOTRA, 핵심광물 공급망 위기 대응 협력 강화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8월 10일 서울 KOTRA 본사에서 '핵심광물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해외 광물 시장 정보 수집·분석과 국내 기업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공동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중국의 수출통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불안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IEA가 최근 '핵심광물 3중 위기'를 경고한 데 이어, 미국도 30억 달러 규모의 핵심광물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질연은 핵심광물 탐사 기술, 품위 분석, 공정 개발 등 전 주기에 걸친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KOTRA는 120개국 이상에 무역관을 운영하며 현지 광물 시장 동향, 투자 환경, 규제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양 기관은 구체적으로 ▲핵심광물 유망국 공동 현황 조사 ▲해외 광물 투자 기업 지원 ▲광물 공급망 리스크 조기 경보 시스템 연계 ▲전문 인력 교류 등을 협력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미개발 광물 자원 보유국에 대한 공동 조사를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이 가장 시급하게 요청하는 정보는 특정 광물의 대체 공급국 발굴과 현지 기업과의 협력 채널이다. 그간 지질연과 KOTRA가 각각의 영역에서 개별적으로 기업 지원을 해왔으나, 이번 협약으로 원스톱 지원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광물 정보와 무역·투자 실무가 단절돼 있다는 점'이라며 '지질연의 기술적 분석과 KOTRA의 사업화 네트워크가 결합되면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국방부와 상무부를 통해 동맹국과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제도화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광산 개발에도 2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한국도 정부 차원의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협약이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기업의 해외 광물 프로젝트 진출까지 연계하는 실행 중심 협력이라는 사실이다. 지질연이 타당성 조사를 지원하고 KOTRA가 현지 파트너 발굴과 투자 지원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 모델이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이 핵심 수입국으로 의존하고 있는 텅스텐·몰리브덴·바나듐·인듐 등 전략 광물의 경우, 단일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번 협약이 공급처 다변화의 실질적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변화의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처럼 기관 간 협력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광물 안보의 기초가 된다고 강조한다. 공급망 위기 대응은 단기 처방보다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라는 것이다.